인터메조 가방
원문은 Tom MacWright님이 에 게재했습니다. 이 블로그 구독하기
요즘 샐리 루니의 신작 인터메조를 읽고 있다. 정말 아름답다. 천천히 음미하며 읽기에 딱 좋은 소설이다. 작가는 미시적으로도 거시적으로도 몰입하게 만드는 문장을 쓴다. 아름다운 문장 하나하나와 길게 이어지는 서사 모두가 훌륭하다. 머릿속으로 대사를 아일랜드 억양으로 읽어보려고 애쓰고 있다.
공원에서 읽기 좋은 책이다. 브루클린에는 예쁜 동네 공원이 참 많다. 내 아파트 바로 옆에도 하나 있는데, 공공 공원이긴 해도 소유 구조가 복잡해서 시립은 아니다. 인터넷에서 일하며 보낸 긴 하루를 마치고 돌아오면 그 책을 가방에 툭 넣고 나가 한참 읽고 싶어진다. 그런데 내 가방들은 크기가 하나같이 애매하다. 너무 작거나 너무 커서 책이 바닥에 가로로 눕게 되는데, 그게 은근히 거슬린다.
CW&T의 뉴스레터와 케빈 리나, 케이시 나이스탓 등을 지켜보면서, 컴퓨터 속을 넘어 현실에서 직접 도구를 만들어 쓰는 사람들을 동경하게 됐다.
재봉틀은 그런 걸 자유롭게 해볼 수 있는 새로운 삶의 영역을 열어주었다. 가상에서 벗어나 무언가 만질 수 있는 것을 직접 만든다는 건, 겉보기엔 실용적인 일이면서 동시에 정서적으로 꼭 필요한 버팀목이 된다.
그래서 이 책 한 권만을 위한 가방을 만들었다. 인터메조 가방이다. 치수는 이 책 하나에만 맞춰 잡았다. 어차피 120페이지 정도면 다 읽을 책이고, 그 다음부터는 어떤 책이 들어갈지는 그때 가봐야 알 일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최소한으로만 계획했다. 책 크기에 약간의 여유를 더하고, 디테일은 몇 가지 참고 자료를 참고한 정도다. 이전에 만들었던 것들과 달리 이번에는 납작한 가방, 그러니까 뮤제트 스타일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다.

예전에 사코슈를 만들어보려고 아껴둔 액세서리용 로프가 있었고, 이전 프로젝트에서 남은 D링도 있었다. 메인 원단은 porteur bag 2와 오리지널 프레임 백에 썼던 것과 같은 ECOPAK 200D다. Rockywoods 제품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과분한 원단이지만, 마음에 들고 형태를 잘 잡아줘서 좋다.


매듭을 배우기에 인터넷만큼 좋은 곳도 없다. 나는 이번에 animatedknots.com을 참고했다. 핵심은 스트랩을 조절할 수 있게 해주는 어저스터블 그립 히치다. 정말 잘 작동하고, 쇠부속 같은 하드웨어 하나를 덜고 매듭의 물리와 마찰에만 의존한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조용한 관전 포인트는 책이 실제로 들어갈지 여부였다. 유연한 원단과 예측하기 어려운 시접 여유가 모호하게 누적되는 이런 프로젝트에서는 그걸 확실히 장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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