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is 모험의 끝
원문은 Salvatore Sanfilippo님이 에 게재했습니다. 이 블로그 구독하기
10여 년 전 Redis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 나는 커리어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공동 창업자와 나는 이탈리아 웹을 대표하는 주요 웹 2.0 서비스 두 개를 성공적으로 론칭했다. 서비스들을 확장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우리는 수많은 새로운 개념을 직접 만들어내야 했는데, 대부분은 이미 업계에 알려져 있던 개념들이었지만 우리는 알지도 못했고 굳이 확인하려 하지도 않았다. 문제가 생기면? 해결책을 찾으면 되지.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지만, 그보다 더 원했던 건 즐기는 것이었다. Redis는 그런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이제 Redis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수많은 것들의 핵심이 되었다. 그리고 해가 갈수록 내 일은 무언가를 직접 만드는 것에서, 그것이 최대한 유용하고 최대한 안정적으로 동작하도록 만드는 것으로 바뀌었다. 최근 몇 년간 내가 매일 하는 일은 너무나 달라져서, 대부분의 시간을 다른 개발자들이 Redis 코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검토하는 데 쓰게 되었다. 어떻게 개선할지, 더 정확하고 더 빠르고 더 안전해지기 위해 어떤 변경이 필요한지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나는 애초에 소프트웨어 메인테이너가 되고 싶었던 적이 없다.
나는 나를 표현하기 위해 코드를 쓰고, 내가 짠 코드를 단순히 일을 처리하는 데 유용한 도구가 아니라 하나의 작품이라 여긴다. 내가 쓰는 것이 유용하다는 건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결과일 뿐, 나의 첫 번째 목표는 어떻게든 아름다운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다. 요컨대 나는 훌륭한 프로그래머보다는 서툰 예술가로 기억되고 싶다. 그런데 프로젝트가 그토록 중요해지면서 생긴 상황 때문에, 나는 점점 더 나 자신을 덜 표현하고 프로젝트를 더 많이 유지보수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그리고 사실 지금 Redis에 필요한 것은 정확히 그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며, 나는 지난 몇 년간 충분히 애써 왔다.
그래서 사랑하는 Redis 커뮤니티 여러분, 오늘 나는 Redis 메인테이너 자리에서 물러난다. 나의 새로운 역할은 한편으로는 Redis Labs에서 ‘아이디어’를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새로운 Redis의 가능성을 위한 인풋을 제공하는 것이다. 나는 Redis Labs 자문 위원회의 일원으로 계속 남을 예정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제 내 손이 자유로워졌으니, 뭔가 다른 일을 하게 될 것이다. 그게 코드를 쓰는 일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누가 알겠는가, 지금은 계획을 세우고 싶지 않다. 다만 앞으로 코드를 더 쓰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매우 회의적이다. 너무 재미있으니까 :D
나는 Redis를 Redis 커뮤니티의 손에 맡기고 떠난다. 오늘부터 프로젝트를 계속 유지해 달라고 동료인 Yossi Gottlieb과 Oran Agra에게 부탁했다. 이들은 최근 몇 년간 나를 가장 많이 도와준 사람들이며, 나의 매우 주관적인 관점을 따라가는 것이 결코 ‘선형적’으로 쉽지 않았을 때조차 내가 바라본 Redis의 비전이 무엇인지 이해하려고 애써준 사람들이다. 새로운 Redis 개발 체제가 어떻게 구성될지에 대해서는 관여하고 싶지 않다. 그것은 유지보수 업무 중에서도 가장 메타적인 일이며, 정확히 내가 피하고 싶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속 가능한 개발 모델을 찾기 위해 나머지 Redis 개발자들과 어떻게 협력할지 고민하는 일은 Yossi와 Oran에게 맡기려 한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이 블로그 포스트에서 직접 들을 수 있다: https://redislabs.com/blog/new-governance-for-redis/
나는 Redis를 단순히 뛰어난 프로그래머들로 이루어진 커뮤니티의 손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Redis 커뮤니티 정신의 유산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의 손에 맡긴다고 믿는다. 11년 동안 나는 소프트웨어를 대하는 다른 방식에 대한 관점을 제시하려 했고, 어떤 분들은 그 관점을 이해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그 관점이 앞으로 Redis가 진화하는 과정에서도 고려되기를 바란다.
Redis는 내 커리어에서 가장 스트레스가 심했던 일이었고, 아마도 가장 중요한 일이기도 했다. 최근 몇 년간 언더그라운드 프로그래밍 세계가 변해가는 모습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었음에도 훌륭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교류할 수 있는 특권을 누렸다. 여러분의 인간미와 도움, 그리고 가르쳐 준 모든 것에 감사드린다. 누군지 여러분은 알 것이다! 또한 수년간 매일 오픈소스를 쓸 수 있게 해주고, 사용자들을 위해 옳다고 믿는 일을 할 자유를 준 회사들과 그 안의 분들께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Redis Labs, VMware, Pivotal, 큰 도움과 관대함에 감사드린다.
말했듯이, Redis 자문 위원회 활동 외에 앞으로 내 앞에 무엇이 있을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당분간은 너무 많은 일을 벌이기보다 그저 주변을 둘러보는 것도 좋은 생각 같다. 오랫동안 미뤄뒀던 취미들도 좀 더 파보고 싶다. 블로그 글 쓰기도 내가 하고 싶었지만 시간 때문에 점점 덜 하게 된 일 중 하나다. 최근에는 일반 대중을 위해 기술 개념을 설명하는 이탈리아어 영상을 올렸는데, 재미있게 작업했고 좋은 반응도 얻었다. 앞으로도 그런 영상을 더 만들어 볼지 모른다. 어쨌든 여러분 중 일부는 내가 Twitter에서 @antirez로 활동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한 늙고 괴짜 프로그래머가 다음에 무엇을 할지 궁금하다면, 거기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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