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트스트랩 창업가로 살아온 8년 차
8년 전, 나는 구글 개발자 일을 그만두고 직접 부트스트랩 소프트웨어 회사를 차렸다. 그 뒤로 매년 근황을 전해왔다 — 일이 어떻게 되어가는지, 인디 창업가로서 삶은 어떤지.
지난 이야기
지난 7년 치 글을 굳이 찾아 읽을 필요는 없다. 꼭 알아야 할 것만 요약하면 이렇다.
- 2018 - 2020 - 회사를 그만두고 여러 사업을 시작했지만 모두 수익을 내지 못했다.
- 2020 - 2024 - 원격으로 컴퓨터를 제어할 수 있는 TinyPilot이라는 제품을 만들었다.
- 2024 - TinyPilot을 매각하고, 아빠가 되었다.
재정은 어땠나
인디 창업가 이야기에서 역시 가장 궁금한 건 돈이니, 그 얘기부터 시작하겠다. 올해 월별 매출과 순이익은 다음과 같았다.
합계는 매출 1만 6,300달러에 순이익 8,200달러였다. 1년 소득으로는 가족을 부양하기에 당연히 부족한 금액이지만, 아내도 일을 하고 있고 저축과 투자가 있어 버틸 수 있었다.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은 책이었다. 개발자의 글쓰기 실력을 키워주는 책을 쓰고 있다. 3월에 킥스타터를 열어 사전 판매로 6,000달러를 모았다. 집필을 진행하며 유료 얼리 액세스를 판매했는데, 총 422명의 독자가 구매해 주었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그 외에도 손대지 않아도 매달 100~200달러를 벌어다 주는 오래된 사업이 하나 있다.
가장 큰 지출은 컴퓨터 하드웨어(2,100달러)와 LLM(1,900달러)이었다. 글 자체를 AI로 쓰지는 않지만, 렌더링·레이아웃 문제를 고치거나 웹사이트를 개선하는 등 주변 작업에 많이 활용한다. 내 오픈소스 프로젝트에도 쓰고 있다.
2025년 실적을 이전 연도와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그래프는 TinyPilot을 운영하던 시기가 압도한다. 그럼에도 2025년은 창업 이후 네 번째로 이익이 많았던 해였다.
올해 목표는 순이익 5만 달러였으니 크게 못 미쳤다. (자세한 이야기는 뒤에서 하겠다.)
그래서 아직 쉬고 있는 거냐고요?
다른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책을 쓰고 있다고 하면 보통 “오, 멋지다!” 같은 반응이 돌아온다.
그러다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멈칫하더니 묻는다. “프리랜서 할 시간 벌려고요?” 그러면 나는 답해야 한다. “아니요, 그냥 책만 쓰고 있어요. 그게 제 일의 전부예요.”
친구나 가족에게 책을 쓰고 있다고 하면 순진하게 이렇게 묻는다. “아, 그럼 아직 육아휴직 중이야?”
아니야! 책을 쓰고 있다고! 이것도 엄연한 일이라고!
솔직히 말하면 그 혼란이 이해가 간다. 책 쓰는 게 어떻게 직업이 될 수 있나? 나는 소설가도 아닌데 말이다.
책을 시작할 때는 6개월이면 끝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평소에도 하루 1시간씩 쓰는 것만으로 1년에 책 한 권 분량의 블로그 글을 쓰니까, 책에만 집중하면 8분의 1 시간 안에 끝낼 수 있을 거라 믿었다.
막상 해보니 쓸 것만 있어도 하루에 쓸 수 있는 시간은 여전히 한 시간 정도뿐이었다. 그 이상 넘어가면 에너지가 방전되고 글의 질도 급격히 떨어졌다.
그리고 그냥 책만 쓴다고 되는 것도 아니었다. 책을 읽어줄 사람도 찾아야 하니 블로그 글을 쓰고 챕터 일부를 공유해야 했다. 보통 1년에 5~10편의 블로그 글을 쓰는데, 지난 1년에는 그 어느 때보다 훨씬 많이 썼다.
- 블로그 글 13편 ( 개인 블로그 8편과 책 블로그 5편)
- 노트 12편 (짧고 덜 다듬은 블로그 글)
- 월간 회고 12편
- 책 원고 150쪽, 그중 7개 챕터를 다듬어 무료 공개본으로 만들었다
다른 개발자들의 블로그 글 편집도 시작했다. 이를 통해 개발자들이 글쓰기에서 어디에 어려움을 느끼는지, 어떤 조언이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 알게 되었다. 일곱 명의 클라이언트와 작업했는데, 그중 Tyler Cipriani와 함께한 글은 Hacker News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 밖에도 책을 쓰고 판매하는 과정에는 메일링 리스트 구축, Stripe 연동, PDF/ePub 렌더링 문제 해결 같은 온갖 운영 업무가 따라붙었다.
비즈니스와 나의 방향 맞추기
독립한 지 8년 만에 가장 마음에 드는 한 해였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나에게 잘 맞는 비즈니스를 찾았기 때문이다.
창업 초기에는 비즈니스의 세부 분야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눈에 보이는 기회라면 시장이 내 관심 밖이어도 그냥 달려들었다. 어차피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으니 행복하지 않을까 싶었다.
알고 보니 부트스트랩 창업가는 코드를 짜는 데 많은 시간을 쓰지 않는다. 특히 초기에는 고객을 찾고 대화해야 하는데, 만드는 기술적 재미 말고는 시장에 별 관심이 없으니 그게 참 어려웠다.
여러 해를 거치며 비즈니스를 얼마나 즐겁게 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다섯 가지 기준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 도메인이 즐겁고 고객에게 공감할 수 있다
- 내 강점을 활용할 수 있다
- 돈을 번다
- 일과 삶의 균형을 가능하게 한다
- 나와 사용자의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구체적인 예로, 내가 처음 만든 비즈니스 중 하나는 Is It Keto였다. 특정 음식이 키토 식단에 맞는지 알려주는 단순한 웹사이트였다.

초기에 만든 비즈니스 중 하나인 Is It Keto. 어떤 음식이 키토 식단에 맞는지 알려주는 사이트였다.
내 평가 기준으로 Is It Keto를 평가하면 다음과 같다.
Is It Keto
| 항목 | 점수 | 비고 | |
|---|---|---|---|
| 즐거움 | ❌ | 키토 식단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 |
| 역량 | ❌ | 웹사이트를 만들거나 사용자를 찾거나 구매를 설득하는 데 능숙하지 않았다. | |
| 수익성 | ❌ | 사이트는 수익을 내지 못했다. | |
| 일과 삶의 균형 | ✅ | 사이트를 24시간 운영하기가 쉬웠다. 장애가 나더라도 하루 몇 달러의 광고 수익을 잃는 정도라 부담이 적었다. | |
| 창업자-사용자 이해관계 일치 | ❌ | 사용자가 광고를 클릭하거나 온라인으로 키토 제품을 주문해야만 수익이 났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마트에서 진짜 음식을 사는 편이 더 나았을 것이다. |
이번엔 Is It Keto와 지금 쓰고 있는 책을 비교해 보자.
Refactoring English (내 책)
| 항목 | 점수 | 비고 |
|---|---|---|
| 즐거움 | ✅ | 명확한 글쓰기에 열정이 있고, 다른 개발자에게 글쓰기 기술을 가르치는 일을 즐긴다. |
| 역량 | ✅ | 여러 해 동안 블로그를 운영했고, 글쓰기가 커리어의 모든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기에 이 주제에 대해 쓸 자격이 충분하다고 느낀다. |
| 수익성 | ⚠️ | 사전 판매로 1만 1,800달러를 벌었는데, 첫 책치고는 기분 좋은 성과지만 아직 지속 가능할 만큼 수익성이 높지는 않다. |
| 일과 삶의 균형 | ✅ | 워라밸 측면에서는 전자책만 한 것이 없다. 몇 주 동안 사라져도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다. 서버가 다운됐다고 새벽 2시에 호출되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
| 창업자-사용자 이해관계 일치 | ✅ | 독자가 책을 만족해야만 수익이 나고, 독자가 친구에게 추천해야만 책이 널리 퍼지는 구조라 독자와 나의 동기가 일치한다. 나는 독자가 책을 마음에 들어 해야만 수익을 얻는다. |
책이 다섯 가지 기준을 완벽하게 충족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만든 어떤 비즈니스보다도 잘 들어맞는다.
여전히 이 일이 좋은가?
독립을 늘 중요하게 여겨온 사람으로서, 혼자 개발하는 삶이 정말 좋다. 원하는 시간에 일어나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
…
아이가 있는 친구들은 아이가 생겨도 전혀 복잡해지지 않을 거라고 말한다.
그 글을 쓴 2019년 당시 나는 30대 초반에 싱글이었고 혼자 살고 있었다.
그 글을 쓴 지 몇 주 뒤에 누군가를 만났다. 그해 말에 함께 살기 시작했고 몇 년 뒤 결혼했으며 2024년에는 첫 아이를 낳았다. 이제 집에는 사람이 많다. 아내와 나는 재택근무를 하고, 평일마다 가족들이 육아를 도우러 집에 온다.
그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내 삶은 7년 전에 묘사한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완전히 똑같지는 않다. 이제는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가 내가 언제 일어날지 정한다. 그 시간이 독립을 사랑하는 아빠가 원하는 시간은 아닐 때도 많다. 하지만 여전히 내가 원하는 일에 하루를 쓸 수 있다는 기쁨을 느낀다.
2019년에는 아이가 생기면 인디 창업가로서 삶이 얼마나 복잡해질지 농담했었는데, 막상 겪어보니 생각보다 덜 복잡하다. 평일의 모습은 대체로 예전과 같다. 다른 점이 있다면, 원할 때 언제든 일을 멈추고 아들과 놀 수 있어 더 즐겁다는 것이다.
부트스트랩 창업가로 몇 년간 그저 “즐기며” 살아온 뒤, 이제는 다시 이 삶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어 기쁘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살고 싶다.
배운 점
책 쓰기는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원래는 6개월이면 끝낼 줄 알았는데, 13개월이 지난 지금도 20% 정도가 남았다.
다른 개발자들의 집필 경험을 보면 시간을 과소평가하는 게 보통인 것 같다. Teiva Harsanyi는 8개월이면 끝날 줄 알았지만 실제로는 거의 2년이 걸렸다. Austin Henley는 2023년에 책을 쓰기 시작해 약 2년을 끌다가 출판사와의 작업에 지쳐 출판 계약을 취소했다.
일이 나와 맞을 때 즐겁다
코드를 쓰는 걸 아무리 좋아해도 프로그래밍 자체만으로는 일을 즐길 수 없다. 내 관심사, 가치관, 역량과 맞는 비즈니스를 찾아야 한다.
부트스트랩 창업가이면서 부모가 될 수 있다
부모가 되기 전에는 창업가로서 유연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했다. 아이가 태어난 뒤 몇 달 동안은 육아가 너무 많은 시간을 차지해 일을 전혀 못 하는 건 아닐지, 하물며 내 사업을 운영하는 건 불가능한 건 아닐지 걱정했다.
다행히 일하는 시간에는 창업가로 일하면서도 내가 원하는 부모의 모습도 유지할 수 있는 편안한 균형을 찾았다.
작년 목표 성적표
지난해 나는 세 가지 큰 목표를 세웠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순이익 5만 달러 달성하기
- 결과: 순이익 8,200달러를 벌었다.
- 성적: D
책만으로 5만 달러를 벌 수 있을 거라 확신하지는 않았지만, 집필하면서 사이드 비즈니스를 시작할 시간은 있을 거라 생각했다. 책도 6개월이면 끝날 줄 알았으니 하반기에는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시도할 시간도 더 있을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1년 내내 책에만 매달렸다. 사전 판매로 1만 1,800달러를 벌었는데, 첫 책치고는 자랑스러운 성과지만 올해 기대했던 수입에는 못 미쳤다.
강의나 책 출간하기
- 결과: 책을 약 80% 완성했다.
- 성적: C
알았다, 알았다! 책을 못 끝냈다고! 그만 좀 몰아붙여, 1년 전의 마이클!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 배우기
- 결과: Gleam을 조금 만져봤지만 능숙해지지는 못했다
- 성적: D
Gleam을 가지고 놀아보며 마음에 드는 부분도 있었지만, 생산적으로 쓸 수 있을 만큼 깊게 파고들지는 못했다.
나는 새로운 기술을 활용할 프로젝트가 있을 때 가장 잘 배우는데, Go나 Python처럼 이미 잘 아는 언어보다 Gleam이 분명한 강점을 가지는 프로젝트를 떠올리지 못했다.
내년 목표
책 인용 5건 달성하기
최소 다섯 명의 독자가 내 책을 실질적인 성과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된 자료로 언급하는 사례를 찾고 싶다. (예: 블로그 구독자 수 증가, 승진 등)
순이익 7만 5천 달러 달성하기
올해 8,200달러를 벌었으니 내년에 9배만 더 잘하면 된다. 솔직히 책의 새로운 독자를 계속 찾고 몇 가지 사업 아이디어를 시도하면 충분히 가능한 목표라고 생각한다.
수익성 있는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만들기
1년간 글쓰기를 즐겼지만, 여전히 가장 설레는 일은 소프트웨어 개발이라 앞으로는 개발을 더 많이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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