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영웅들: Excel 97의 반복
원문은 Marcin Wichary님이 에 게재했습니다. 이 블로그 구독하기
10대 시절 나는 Norton Commander를 열광적으로 좋아했고, 초기 비디오 게임에서 UI의 마법을 조금 배웠으며, 가족이 도저히 살 수 없던 Mac을 꿈꿨다. 하지만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내게 정말 잊히지 않는 무언가를 가르쳐준 첫 제품은, 뜻밖에도 Excel 97이었다.
Excel 97은 정말 끝내줬다. 새로 나온 아름다운 Tahoma 폰트로 렌더링되어 있었고, 곳곳에 키보드 밑줄이 있었으며, 기능적으로도 완성된 느낌을 줬다. 물론 순서를 바꿀 수 있는 메뉴나 나중에 덧붙인 듯한 Clippy를 보며 비대화의 시작을 어렴풋이 느낄 수도 있었지만, Excel 97은 원래 함께 쓰이도록 만들어지지도 않은 중고 부품들을 고등학생 주머니 사정으로 긁어모아 조립한 끔찍한 컴퓨터에서도 탄탄하고 날렵하게 돌아갔다.
하지만 내가 Excel 97을 사랑하게 된 이유는 딱 하나, 바로 반복(Repeat) 명령이었다. 반복은 Ctrl+Y로 실행할 수 있었지만, 내 손가락은 그 낯선 또 다른 자아인 F4를 사랑하게 됐다. F4를 누르면 이런 일이 일어났다:
단순히 이전 동작을 그대로 재생하는 것보다 조금 더 영리했다. 글꼴과 크기를 함께 바꿨다면, 둘 다 반복해 줬다:
그리고 서식만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행 삽입이나 셀 병합 같은 일부 동작도 반복할 수 있었다:
물론 이런 반복 작업을 덜 지루하게 만드는 다른 방법들도 많다:
- 먼저 (가능하다면) 복잡한 선택 영역을 만든 뒤 서식을 적용하기,
- 그냥 서식을 직접 넣는 대신 스타일 사용하기,
- 서식만 복사/붙여넣기,
- 한 셀의 서식을 다른 셀에 칠하기,
- 키 입력을 녹화해 반복하기,
- 개별 동작을 더 큰 매크로로 저장해 재사용하기.
…그리고 그중 일부는 Excel 97에도 이미 있었다.
하지만 내 마음을 훔친 건 반복이었다. 두 가지 마법이 결합되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근육 기억의 마법과 똑똑한 소프트웨어의 마법.
첫 번째 마법 덕분에 얼마 지나지 않아 F4를 누르고 있다는 느낌조차 들지 않았다. 단축키는 손가락에 박혀 버렸고, 시간이 지나자 Backspace나 방향키를 누르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러운 제스처가 됐다. 위에 언급한 다른 대안들은 모두 생각이나 관료적 절차를 요구했지만, 반복은 아무 생각 없이 할 수 있었다. 가끔은 내 손이 저절로 움직이는 걸 그저 바라보고 있을 때도 있었다.
두 번째는 F4가 마치 내 마음을 읽는 것 같았다는 점이다. 선택할 옵션 같은 건 없었다. 반복은 그냥 내가 기대한 일을 항상 해내는 것처럼 보였다. 몇 년 뒤 이런 종류의 기능을 더 잘 이해하게 되면서, 이를 제대로 작동시키기 위해 필요한 깊은 고민을 높이 평가하게 됐다. 반복은 실제로 키 입력이나 명령을 그대로 반복하는 게 아니었다. 형용사가 동사인 척하는 교묘한 춤 같은 것이었고, 시스템이 안정적이고 일관되게 느껴지도록 하기 위한 기반 작업이 필요했다.
화려한 기능은 아니었다. 별도의 도구 모음 버튼조차 없었다. 하지만 아름다웠다.
반복 기능은 오늘날 내 Mac의 Excel에도, Google Sheets에도, 그리고 BBEdit 같은 몇몇 다른 앱에도 여전히 있다. 흔히 다시 실행(redo)의 연장선으로 취급되지만, 나는 독립적인 기능으로 보는 편을 선호한다. Sublime Text나 Keyboard Maestro 같은 일부 앱에는 비슷하게 느껴지는 빠른 녹화/반복 기능이 있지만, 그리 똑똑하지는 않다. 그 기능은 단순히 키 입력을 반복할 뿐이고, 먼저 녹화를 시작해야 한다. (반복의 아름다움 중 하나는 소급적으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내 책상 위 키보드들을 보면, 모두 글자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단 하나를 제외하고는:

반복은 환상적이었다. 사용자로서 다른 곳에서도 그 기능을 쓰고 싶었다. 그러다 디자이너가 된 뒤에는 내 사용자들에게 그 기능을 주고 싶어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와 비슷한 다른 것들도 소중하게 여기게 됐지만, 내 키보드에 홀로 남은 각인과 지금 Unsung의 파비콘은 모두 오리지널, 즉 1997년의 반복에 대한 헌사다. (적어도 내게는 오리지널이다. 반복은 Office 95에도 있었고, 아마 그보다 더 이전의 다른 앱들에도 있었을 것이다.)
만들기 어렵지만 눈에 보이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이 강력하고 멋지다고 느끼게 해주는 것들을 디자인하며 평생을 보낼 수 있다면, 정말 잘 산 인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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