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과 전함
원문은 Jason Fried님이 에 게재했습니다. 이 블로그 구독하기
우리는 가끔 “또 할 일 목록이냐”라는 비판을 듣는다. 혹은 채팅 제품이라거나, 메신저 제품이라거나. 혹은 우리가 예전에 얼추 만들어 본 것을 그저 형태나 조합, 접근 방식만 바꿔 또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는다. “다른 걸 해보면 어때요? 더 큰 걸 해보면 어때요? 완전히 다른 걸 해보면 어때요?”라는 식이다.
데이비드 역시 최근 렉스 프리드먼 인터뷰에서 이 고민을 개인적으로 털어놓은 적이 있다.
우리는 일론이 뛰어난 인재를 발굴한다고 생각하고, 분명 그도 그걸 잘하겠지만, 나는 그 미션 자체가 등대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fucking 화성에 갈 거고, 운송 수단을 전기로 바꾸고, 지구 전체를 인터넷으로 덮을 거다”라는 그 미션은 너무나 원대해서, 어떤 날은 아침에 일어나 “내가 이 따위 할 일 목록이나 만들면서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든다. “젠장, 나도 저런 데 가서 일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 말이다.
그러니 이런 지적을 하는 건 남들만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도 그렇다! 나 역시 비슷한 고민을 오랫동안 해왔다.
하지만 잠시 테크 밖으로 나와 다른 직업들을 떠올려 보면, 칼 만드는 사람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는 게 얼마나 이상한 일인지 깨닫게 된다. “장인님, 올해 칼을 열두 자루 만드셨네요. 작년에도 그랬고, 지난 20년간 계속 그랬죠. 금속을 그렇게 좋아하시는데, 전함을 만드는 걸 도와주시는 건 어때요? 그 어마어마한 금속을 생각해 보세요!”
가구 장인도 마찬가지다. “알겠어요, 원목을 가져다 아름다운 가구로 만드는 거죠. 또, 또, 계속해서요. 나무를 그렇게 좋아하시는데, 임업에 뛰어들어 보시는 건 어때요? 상상해 보세요!”
그런 질문이라면 누가 들어도 터무니없게 느껴질 것이다. 그런데 왜 테크에서는 그 말이 설득력 있게 들리는 걸까?
그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다루는 게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끝없이 형태를 바꿀 수 있고 진짜로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매체 말이다. 개념상의 한계가 없다 보니 계속해서 영역을 넓혀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쉽다. 하지만 왜 그래야 할까?
한 분야를 파고들어 장인 정신을 갈고닦고, 자신이 잘하는 것을 변주하며, 할 때마다 더 잘 만드는 데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그게 결코 사소한 일도 아니고, 보람 없는 일도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남들이 만드는 것을 곁눈질하거나 신화 같은 “다음 레벨”을 올려다보는 대신, 우리가 잘하는 것을 향해 앞만 보고 간다. 우리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유용하고 단순한 것들을 만드는 걸 좋아한다. 특정한 도구와 익숙한 재료들을 비율을 달리하고, 틀을 달리해, 다른 목적에 맞게 조합하는 것이다. 똑같은 몇 가지 기본 재료로 수백 가지의 전혀 다른 레시피를 만들어내는 제빵사와 같다. 그 제빵사에게 “버터, 밀가루, 설탕, 베이킹파우더, 달걀은 이제 질린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같은 몇 가지를 다른 방식으로 제대로 해내는 것만으로도 일생을 바칠 만한 일이다.
-제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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