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소
공항에서 밤을 보낼 때마다1 마르크 오제(Marc Augé)의 유명한 통찰이 떠오른다:
비장소 […]는 만남의 공간이 아니며 집단에 대한 공통의 준거를 만들지 않는다. 결국 비장소란 우리가 살아가는 곳이 아니며, 그곳에서 개인은 익명으로 고독하게 남는다.2
이 설명에 이보다 더 잘 들어맞는 곳은 떠오르지 않는다.
물론 다른 공간들도 흔히 전형적인 비장소로 꼽히곤 한다(쇼핑몰이나 호텔 객실 같은 곳을 떠올려 보자). 하지만 공항은 그런 곳들을 그냥 발라 버린다.
예를 들어 호텔 방은 짐을 방 안 가구마다 펼쳐 놓는 식으로 조금이나마 자기만의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 쇼핑몰에서는 친구를 만나거나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다. 큰 카페리에서도 사람들과 관계를 맺거나 아늑한 자기만의 구석을 찾기가 훨씬 쉽다.
반면 공항에서는 …

각주
글을 무작위로 읽기